3일 물단식

물과 소금 외에 아무 것도 먹지 않는 단식을 의미한다

23일 - 25일 72시간 진행한 후기

단식은 꼭 다이어트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정신수양, 신체 디톡스 목적으로도 한다

나역시 이 분과 비슷한 목적으로 진행했고 소감도 비슷하니까 그 부분은 줄인다

세 번째 단식이고 음… 완벽한 성공은 아니다




증상은 대부분 뇌와 관련되어 있다. 뇌는 포도당을 주에너지원으로 쓰며, ..(중략).. 저혈당증은 뇌에 치명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중략).. 증상으로는 어지러움, 식은땀, 두통, 떨림, 두근거림 등이 있고 높은 확률로 혼수상태를 야기한다. 혼수상태까지 가면 이를 저혈당 쇼크라고 하는데 심할 때는 거품을 토하면서 의식을 잃는다. 즉 무언가 섭취할 상태가 아닌 것이다.

..(중략).. 저혈당증만으로는 금방 죽지 않지만, 그로 인한 사고에서는 얼마든지 즉시 사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저혈당증’ 문서 中


저혈당증

예전에 단식했을 때도 가벼운 저혈당증은 있었는데, 이번엔 종료하는 날 너무 심하게 왔다

3일차, 그러니까 48시간-72시간 사이였는데, 출근길에 저혈당증이 강하게 와서 많이 힘들었다


당시 증상을 써보자면…

지하철에 타자마자 엄청난 현기증과 구토감 찾아와서 사람 많은 만원 지하철인데도 구석에 쭈구려 앉아있었다

다른 사람 눈에는 영락없는 만취자였을걸…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더 견디기 힘들어져서 지하철역 화장실에 갔다

거기서 물토 계속하고 식은 땀 엄청 흘리고 정신도 유지하기 힘들었다…

뭐 쇼크까진 안갔는데 어찌어찌 한참 씨름하고 회사가서도 끙끙댔다

그 때가 대략 단식 60시간쯤인가

원래 저혈당증이 심하게 발생하면 단식 중단이 권장된다

그래도 그만 두기는 싫은 자존심에 버티다가 업무에도 차질 생기니까 결국 포도당캔디 2알 먹었다


이후는 머 어찌 오시방송도 헤롱거리면서 보고 72시간은 꾸역꾸역 채우고 레트로트 죽 먹고 종료…

솔직히 포도당 캔디 먹고 나면 난이도가 급감한다

그래도 초기 목표였던 식욕에 진 건 아니니까 이 정도면 성공 아닐까??..




이번 단식은 유난히 고통스러웠다

이번 단식은 특히나 저혈당증도 심하게 오고 도저히 안 되겠어서 포도당 캔디도 먹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평일 3일 꽉채우는 단식이 최초라서 그런 거 같다

지난 번에 했던 단식은 시작일이나 종료일이 주말 하루는 꼈거든…

출퇴근하고 산책하면 당연히 하루에 만보는 족히 넘기고

회의하고 일하느라 머리쓰고 하면 소모하는 에너지가 크니까…

근데 거기에 방송보고 일기쓰고 포스팅하고..

이건 조금 오버페이스였던 게 맞는 거 같다


그냥 오시가 밥먹으랄 때 하지말 걸 그랬나

뭐 완벽한 성공도 아니고 힘들었다고 찡찡대는 거 트윗에 올리기도 좀 그래서 여기에만 풀고 마무리




단식하면 새삼 느끼는 것

벌써 세 번째 단식이지만 그래도 할 때마다 새삼 깨닫는 게 있다

결국 다 생각하기 달렸다는 거

단식하며 이성으로 식욕/허기를 억 누르고, 찾아오는 저혈당증 고통들은 인내하다가, 마침내 종료하고 새롭게 맞이하는 하늘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확 좋아진 컨디션으로 세상을 맞이하면 그저 평범했던 일상도 소중해지고

그토록 평범한 일상이었기에 마음 먹기에 따라 뭐든 할 수 있는 상태였으면서, 갖은 핑계대며 아무 것도 안 하던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음음… 뭐 좋다

소소한 성취감도 있고

지금까지 단식 중에서 제일 고통스러웠고 제일 불완전한 마무리지만 그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