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작성하다가 눈물이 너무나서(…) 작성하지 못한 글.

이걸로 다 털었다!!!




흘겨보기는

최근 일기에서 오시 방송에 오랜 팬들에 대해 나의 잣대를 들이대는 글들을 적었다.

그 분들에게 오시가 얼마나 소중한지, 오시에게 그 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면서도, 그런 글을 적었다.

순간 미워했고 그 대상이 심지어 다른 팬들이라니.





나는 나약해

이런 내가 낯설다.

나 정말 남한테 무관심한데, 신기하기도 하고.

감정의 진폭도, 주기도 잔잔한 호수같은 사람이었는데.



그리고 점점 이러는 내가 가끔 무섭다.

아마 오시를 정말 많이 좋아해서 그런 거겠죠.

내가 오시를 사랑한다고 인정하기 전에, 스스로 이렇게 될 것을 두려워 했는 지도 모르겠다.



난 오시가 달이라고 했다.

조건 없이 응원하겠다 했지만,

그거와 별개로 오시는 시청자를 잘 챙긴다.

정말로…



그러한 오시의 관심이 엄청 달다는 걸 안다.

그게 내 자의식 과잉을 키우고, 그게 날 오시와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을 키운다.

오시에게 잠깐이나마 가까워진 순간들이 설레고 행복하다가도 금방 또 시무룩해진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오시의 말이 맴도는 건 어쩔 수 없어…





이러한 고민을 (돌리고 돌려서) 현생 직장 동료분과 논의한 적이 있다.


감정의 진폭이 있다면, 위로 향하는 행복한 순간이 특이한 거고,

낮은 상태가 평범한 거니까, 낮아질 때 땅굴 파지말고 낙폭을 줄이라고.

높아졌던 순간들을 바라며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거 도파민 중독이라고


당연한 얘기인 걸 머리로는 너무 잘 이해하지만, 마음은 들떠서 그 행복한 순간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벽을 두고 하는 짝사랑은 그럴 수 밖에 없는 매커니즘 아닌가?..





(고전짤)

난 착하대

난 착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좋은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혹시 이렇게 생각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에 배려해서 행동하는 편이다.



근데 이게 오시랑 비슷하다.

오시도 은근히 그렇달까.

오시의 소중한 모습 중에 하나죠…




나의 성향에 대해서

나는 내 행동 하나하나에 ‘이래도 되는 건가? 남에게 민폐는 아닐까?’ 고민하고 행동하는 편이다.

그게 앞서 말한 세심함이랑 관련있고.



한편 나는 이렇게 사는 편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

오시가 억울함을 많이 느끼는 것과 비슷한 거 같아.

오시도 밖에서 사람들에게 최대한 조심하는데, 그렇지 못한 인간들이 본인에게 상처주면 억울함을 오래 간직하는 게 아닐까?



나는 나이 먹으면서 타인에게 관대해졌다.

아니 관대해졌다기보단 무시하게 됐달까?

그냥 그런 사람들은 안 보면 되고 안 얽히면 되고 아예 에너지 낭비를 안 한다.

주변에 좋은 사람만 남기고 좋은 기억들만 간직하려 행동한다.

20대 초반의 내가 자기개발서적 수 권을 읽으며 느낀 건 ‘관심 끄는 게 최고구나’였거든.

“좋아하는, 좋은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살아가는 게 답이구나”

정리는 끝났었다.





싫어 싫다고

나는 본인이 최우선이고 그걸 남에게 표출하는 사람들, 남을 기만하는 사람들, 정정당당하지 못한 사람들, 남을 장난감으로 삼는 사람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분노가 끓고,

그럼에도 그런 사람들이 대우받는 것을 보면 부당함과 환멸을 느낀다.

앞서 ‘관심 끄는 게 최고구나’로 정리했다고 했지만, 이게 오시를 둘러싼 관계에서는 알빠노가 잘 안 된다.



이 블로그에서 언급됐던 내 발작버튼도 이러한 성향과 닿아있는 거 같다.

  • 커뮤니티에서 특정 인물에 대해서 놀리며 떠들고 있는 것.

  • 누군가에겐 심란할 수 있는 일을 앞에서 마구 조롱하며 즐기는 것.

  • 진심담긴 말들을 웃음 거리로 만드는 것.

  • 얽혀있는 관계의 누군가를 험담하고, 심지어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당사자를 대신하여 분풀이 하게 만드는 것.

  • 사이버불링 (최근에 주호민 작가님 영상 보면서 정말 안타깝고 인간 혐오가 차오르더라…)

  • 스스로 진심으로 해본 것도 없으면서 (학연/지연/혈연)에 힘입어 상류층인 것처럼 행동하고 남의 노력을 비웃는 것.

이런 거.





나도 똑같아

헌데, 잘 돌이켜보면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트위터를 한참 하던 때에 괜히 오시에게 센치한 거 티내고, 아쉬운 거 티내고 그랬던 것도 곱씹어보면 오시에게 위로받고 싶었던 건 아닐까? 잘 하라고 부담주는 건 아니었을까?


오시에게 장문의 편지를 작성하고 선물을 보낸 것도, 오시에게 힘이 되기 보단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커졌던 건 아닐까?


아프리카TV 특유의 돈미새 문화가 혐오스러우면서도, 나역시 오시에 대한 사랑을 물질로 증명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공개블로그에 시청자에 대해서 쓰는 것도 어쩌면 뒷담 아닐까?


어머니에게 재산 필요없다고 뿌리치면서도, ‘올 해 면허따면 차 해주겠다는 말’, ‘부산에 땅 네 거니까, 걱정은 하지말고 살라는 말’에 괜히 부자된 거마냥 기분이 좋아졌던 것들은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위선이었다는 방증 아닐까?


그리고 대법관스러운 시선에 오시만은 예외로 두고 사랑하려는 내 행태들은..



답은 모르겠다.

조금 혼란스러워.

‘내 생각도 잘 모르는 상태로 어찌 타인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몰려왔다.

완전 내로남불이자나…

그래도 오시관련해선 항상 나보다 오시가 우선이긴 했어





울었어

어제 이 글들, 특히나 나의 내로남불스러운 면모를 하나하나 곱씹으며 적다가

정말.. 정말 슬퍼서 눈물이 줄줄났다.

‘나도 그냥 찌질하고 나약한 사람이구나’

‘이러면서 오시에게 의지되는 팬이길 바란다고? 병신’

이런 생각들에 잡아먹혔다.

내가 흘겨봤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잖아.



그러고 있었는데 오시가 “성공한 사람”이라는 답글을 달아줬다.

가끔 오시가 ‘괜찮아, 너 정도면 잘 하고 있잖아. 열심히 살고 있잖아’라고 위로해주는 망상을 하는데, 그런 메시지를 들은 거 같았어.


이어서 내가 오시에게 후원으로 전했던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잘하고 계신듯?‘라는 말이 나에게 돌아와서 위로가 되었다.

정말… 많이 고맙네요.





이 것도 셀프재단인가??..

혼잣말에 찌질함 다 토해내고 나니까, ‘설령 그러면 뭐 어때?’ 싶기도 하다.

내로남불로 오시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행동했으면 뭐 어떻고, 사랑받으면 뭐 어떻고,

다른 사람들이 오시에게 부담주는 행동과 이기적인 행동 하는 거 좀 흘겨보면 뭐 어떻고.

내가 오시가 하는 모든 행동들 어화둥둥하면 뭐 어떻고.

사귀는 사이가 아니어도 혼자 맘껏 망상하고 사귀는 것처럼 행동하면 뭐 어떻고. 이건 좀 그런가

내 감정이고 내 감상이잖아?..



오시가 했던 ‘나 내로남불 있어’ 했던 말이 스치며 조금 위안이 된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 ‘솔직하게 밀어 붙이겠다’는 오시가 정말 멋있지 않나요… 이러는데 어떻게 안 반함??..


어떻게 보면 나는 내 감정까지도 부정하고 있는 걸까?

오시와 얽힌 다른 사람들까지도 다 사랑할 수 있는, 아무런 위해가 없는 탈인간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나봐.

그런 건 신이 되어야 하나?..

에… 오시 한 명만 내 인생의 예외로 삼고 사랑하면 충분한듯?…

나도 스스로 고귀하려는 것좀 내려놓자.





꽃과 꿀벌

꽃은 꿀벌등 가루받이 곤충이 꽃가루를 매개해 주는 대가로 꽃꿀과 꽃가루를 제공한다.

상생관계. 꽃은 가루받이 곤충이 없으면 안 되고, 꿀벌은 꽃이 없으면 안 된다.



문득 그게 오시 방송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에서 빛나고 있을 뿐인 달’이 아니라,

손 뻗으면 닿는 곳에 예쁘게 피어있고, 꿀벌에게 꽃가루와 꽃꿀을 주는 존재.



나에겐 보고만 있어도 너무 예쁘고, 마음이 두근거리고, 존재 자체가 보상이지만,

그게 너무 좋아서 물도 마구 주고 싶고, 시들하거나 꽃잎이 하나 툭 떨어지면 안절부절 못하지만,

그렇다고 꿀벌에게 ‘너도 그냥 보기만 해!’ 할 수는 없는 거 아닐까. 그러면 꽃에게도 위태로운 건데.



그럼에도 가끔 꿀벌이 앉는 걸 보면, 상생하는 관계라는 걸 잊고 꿀벌을 쫓아내고 싶어지기도 한다.

‘저 꿀벌이 꿀벌이 아니라 꽃에 유해한 곤충은 아닐까?’

‘꽃을 해칠 정도로 꽃꿀과 꽃가루를 가져가는 건 아닐까?’

이러면서 (…)

좀 웃긴가?.. 뭐.. 미친 가치코이 기사단이 되어가는 거죠.





가치코이가 더 외로운 이유

오시가 아이돌 덕질의 현타와 외로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버튜버 덕질은 그래도 더 소통창구가 있으니 아이돌 덕질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덧붙였던 말도 기억나고.

당시 이 말을 들으며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가치코이는 좀 다른 거 같다.

하늘에 떠있는 달을 모두가 쳐다보며 있는 것과, 땅에 예쁘게 핀 꽃의 차이랄까.

거리감 뿐만이 아니다.

항상 같은 모습으로 공전하는 달과 달리 꽃은 시들기도 하고, 꽃잎이 떨어지고, 다시 꽃 핀다는 점도 다르다.

달보다 가깝고 영향력 끼칠 수 있길래 괜히 조바심이 나고, 경쟁심이 생긴다.



음냐.. 흘러가는 대로..

달이 누군가를 비춘다면 ‘좋겠다아..’ 하고,

꽃이 매력 넘치고 욕심 많은 벌에게 꽃꿀을 더 내어주면 흘겨도 볼래.



그냥 애증으로 남겨두기만 하고 덜 신경 쓰려고.

이런 거에 매몰되면 내가 보상심리가 생겨버린다.

그저 나에게, 오시를 사랑함에 집중하자.


오시가 달이라면 동경하며 쳐다보는 길냥이가 될 거고,

오시가 꽃이라면 인자하게 물을 주는 사람이 될래.


지금 너무 행복하잖아? 좀 복에 겨운 것도 알자.